앤서니 기든스 Anthony Giddens라는 이름
한국어 번역제목은 '노동의 미래'.
원제는 Where Now for New Labour.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기든스가 제시한 '제 3의 길'은 토니블레어 정권에의해 채택되어 국정을 운영하는 이론적 기반이 되어왔으며,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그리고 지난 2001년에 블레어가 '제 3의길 2단계'라는 글을 발표한 이후에 영국 내부에서도 많은 비판과 반론들이 제기되었다.
기든스의 'Where Now For New Lavour'는 이런 비판에 반대하여 신노동당을 옹호하고 그들의 정책을 재평가하며 신노동당의 한계를 명확히 하고 더 나은 정책적 입장을 제시하기 위하여 저술된 글이다.
참 부러운 책
이 책에 대한 생각을 한마디로 뚝 잘라서 말한다면 '엄청나게 부럽다!!"이다. 왜냐하면 '제 3의 길'을 주창한 기든스 자신이 구체적인 핵심정책들과 그 방향성을 마구 쏟아 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책의 방향성이 노동당과 보수당을 구분할 수 있는 근간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선거가 3일후인데도 불구하고 정책을 제시할 겨를도 없이 온갖 행위예술과 비방에 온몸을 불사르시는 우리네 정당들의 선거운동과,여당이든 야당이든 뚜렷한 정책적 이념도 없이 서로 반목하고 헐뜯기만 하는 그들의 여태까지의 행태와 마지막으로 정책에따라 당을 평가하지 않고 온갖 연줄과 향응에 몸을 맡긴채 표를 던져왔던 우리들의 모습을 기억해낸다면 쉽게 이해할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 책안에 엄청난 정책적인 해결책들과 현실 대응책들이 들어 있을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거론될 수있는 조세문제, 환경문제, 지역화 문제, 공공서비스 문제, 세계화 대응 문제 등을 거론하고 이에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정도에서 논의를 더 발전시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기에 필요한 방향성 제시역할은 충분히 소화해내고 있으니 이 저술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을듯 하다. 책을 읽어내리면서 '우린 언제 이런 논의가 주가 되는 사회를 이룰수 있을까?'에 대한 부러움과 아쉬움이 계속 마음 한곳을 불편하게 했다.
우리도 언젠가는 자신의 이념과 논의를 통한 정당정치가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수 있기를 바래야 겠다.
- .淳. <2004.04.05 ~ 04.12>
하지만 짚을 건 짚자. - 번역은 엉망
제목부터 문제다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옮겨진 한국어에대한 몇몇가지를 짚지 않을수 없었다.
한국어 번역제목은 '노동의 미래'.
원제는 Where Now for New Labour.
차라리 '신노동당의 미래', 혹은 '신노동당의 향로'쯤으로 해석하는 편이 맞다.
잘못된 제목에의하여 초반부의 논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이렇게 번역한 이유는 알 수 없으며, 상당한 오역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쯤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조악한 문장들
하지만 책 전체의 문장들이 정말 '조악'하다.
한글로 쓰여진 영문인 듯한 느낌을 주는 문장은 그나마 이해 할수 있으니 다행이지만, 몇번이나 읽고 다시 읽어야 그 의미를 추정할 수 있는 문장들은 견디기 어려웠으며 안타깝게도 그리하여도 그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들은 참을 수가 없었다.
다음 문장은 간단한 예시다.
" 9.11 이후에 분명해진 것처럼, 만약 전에 그렇지 않았다면, 테러리스트 네트워크가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폭력을 대변하며, 그것은 더 이상 국가 대 국가에 걸맞지 않다. 20세기 이러한 대재앙을 야기한 국가 대 국가 블록간의 전쟁은 마찬가지로 21 세기에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밖에서 또한 마약, 불법 무역과 약탈 그리고 환투기로 자원을 끌어오면서 이제 전쟁은 국가는 약하지만,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운동이 포함된 곳에 더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 보이는 오탈자야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식으로 번역된 책을 수정 없이 그냥 발간해낸 을유문화사에게 화가 좀 났다.
책 겉장의 모양과 안의 글자 배열을 예쁘게 해주는 것에 신경쓰는것도 중요하지만.. 출판사로서 그보다 더 시간을 들이고 노력해야 하는게 무엇인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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