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문명이 고대 문명과 유적에 개입했을까? 에리히 폰 데니켄 『신들의 전차』의 이야기

『신들의 전차』란 무엇인가?

💡 『신들의 전차』는 고대 문명에 외계 문명이 개입했다는 가설을 대중에 알린 대표적인 책입니다.

『신들의 전차』는 1968년, 스위스 출신 작가 에리히 폰 데니켄이 발표한 책입니다.
이 책은 인류의 고대 유적과 신화를 외계 생명체의 흔적으로 해석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이후 데니켄의 가설은 많은 작품들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여기에 영감을 받은 영화 및 기타 창작물까지 점차 자연스럽게 세상에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에와서는 데니켄의 가설은 별로 새롭지 않은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새로운 시각적 해석으로 세계 곳곳의 고대 문명 흔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 문명을 새롭게 구성했으며, 여기에 거대한 상상력을 더해 독창적인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스토리의 첫 시작점이 바로 이 '신들의 전차'입니다.  


고대 유적은 외계인의 흔적일까?

💡 데니켄은 고대 유적들이 당시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했다며, 외계 문명이 개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페루의 나스카 평원에는 수 킬로미터에 걸친 지상화가 있습니다. 이 도형들은 지상에서는 형태가 보이지 않지만, 수백 미터 상공에서는 선명하게 보입니다. 한두개도 아니고 여러개입니다. 심지어 아직도 새로운 것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데니켄은 이것이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외계인을 위한 착륙장이나 신호체계일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나스카 지상화
나스카 지상화 : 출처 나무위키


이집트의 피라미드 역시 데니켄이 자주 언급한 대상입니다. 거대한 석재를 수백만 개 사용해 지어진 구조물로, 별자리에 맞춘 정렬과 정밀한 설계는 당대의 기술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이러한 정렬이 단순한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외계 문명의 천문 지식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봅니다.


레바논의 바알벡 유적지에는 무게 800톤에 달하는 석재가 기반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현대 장비로도 운반이 까다로운 이 돌을 고대 인류가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없다는 점도 외계 문명 개입설의 근거로 활용됩니다.


바알벡
바알벡 : 출처 나무위키



신화와 외계 생명체의 연관성

💡 세계 각지의 신화 속 '신'이 사실은 외계인이라는 주장은 데니켄 이론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수메르 신화의 아누나키는 "하늘에서 내려온 자들"로 묘사됩니다. 이들은 인간을 창조하거나 문명을 발전시킨 존재로 등장하며, 데니켄은 이들이 외계인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메르 아누나키
수메르 아누나키 : 출처 위키피디아


마야 문명의 쿠쿨칸 신은 깃털 달린 뱀 형태로 등장하며, 천문학과 달력 체계를 전달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에게 지식을 전달한 이 존재 역시 외계 생명체로 해석됩니다.


마야 쿠쿨칸 - 깃털뱀신
마야 쿠쿨칸 - 깃털뱀신


구약 성경의 에제키엘서는 "회전하는 바퀴"와 "불꽃을 내뿜는 수레"를 묘사하는데, 이는 외계 우주선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데니켄의 주장입니다.



에리히 폰 데니켄은 누구인가?

💡 데니켄은 학문적 배경이 없는 작가였지만, 전 세계에 고대 우주인 가설을 대중적으로 퍼뜨린 인물입니다.

그는 스위스에서 호텔 경영인으로 일하다가 고대 문명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들의 전차』는 그의 첫 베스트셀러이며 이후 『신들의 귀환』, 『신들의 황금』 등 후속작을 계속 발표했습니다.


에리히 안톤 파울 폰 데니켄
에리히 안톤 파울 폰 데니켄 : 출처 위키피디아


그는 “과학적 결론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독자 스스로 의문을 가지도록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학계의 비판과 반론

💡 대부분의 학자들은 데니켄의 주장을 유사과학으로 분류하고, 역사 왜곡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가장 큰 비판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피라미드, 나스카 지상화 등은 고대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로 현대 고고학은 이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특히 피라미드에 대해서는 제작 과정에 대한 많은 고고학적 가설들과 발견들이 이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서구 문명을 외계 문명의 산물로 여기는 태도는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대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문명의 업적을 스스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외계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는 시각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부 내용은 조작 또는 과장되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데니켄이 인용한 사례 중 일부는 실제 문서나 유물과 일치하지 않거나, 잘못된 해석임이 밝혀진 경우도 있습니다.



대중문화 속 ‘신들의 전차’

💡 이 가설은 학계에서 배척당했지만, 대중문화에서는 상상력의 소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히스토리 채널의 『Ancient Aliens』 시리즈는 데니켄 이론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수십 개의 시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외계인의 문명 개입설을 다양한 유적과 문화에 적용하며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케이블 티비를 틀면 종종 방영되곤 합니다. 


영화 『스타게이트』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신이 외계 생명체였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 역시 인류의 기원을 외계 문명과 연결합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영화들이 외계 문명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게임 『Assassin’s Creed』 시리즈나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도 고대 유물과 신화를 외계 문명과 연결하는 서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결론: 상상력과 비판 사이

💡 『신들의 전차』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제공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가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고대 우주인 가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다르게 해석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 책은 고대 문명과 유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을 던지는 책으로 이해하고, 과학적 사실과 구분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상력은 인류를 자극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줍니다.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과 영감을 주는 가설을 제시해주었다는 그 영향력 자체를 폄하할 이유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그나마 데니켄 정도는 말이 통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논거와 주장을 하는 이론가라고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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