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에 혐오감을 느끼다.


회사의 망령들이 강요한 책




회사에 출근해보니
책상위에 놓여져 있는 책.

다음주 월요일까지 읽고 토론 해야하는 주제로 선정된 책이다. 
(팀장님의 엄명이래지... 흠. 저 위의 누군가가 읽히라고 했나보네)

책이 참 얇기도 하네라는 첫 느낌처럼,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일독.







처음 책장을 넘겼을때 까지만해도 호기심.. 반 우려 반.
(겉장에 써있는 문구 때문.. 최고의 비지니스를 위한 성공 메시지. 난 이런류 안좋아하니까... 여태까지 읽었던 최악의 도서는 '언놈이 내 치즈를 다 먹었냐..' 였음)



서문과 목차를 읽고 역겨움의 구역질을.


서문을 읽고, 목차를 읽고..
그리고 본문의 28째 줄을 읽었을때.. 난 이미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책이 워낙 작아서 여기까지 읽는데 불과 30초도 걸리지 않는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책의 반 정도를 읽었을때, 난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책을 집어 던져 버리거나 길에 놓인 쓰레기통에 집어 쳐넣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요는 이렇다.
어느 밀림엔가 틀어박혀 있는 반정부군 가르시아 장군에게 편지를 보내고자 하는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그가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조차 하지 않고 편지를 묵묵히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책 안에서 칭송받고 있는 로완 중위를 본받자!!!!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으려면 왜 살아야 하는가? 


무언가 일을 받았을때..
본인이 왜 그 일을 해야하는지 알 필요도 없다.
상사가 시키면 그냥 "네 알겠습니다."라고 활기차게 외치면서 일을 받아서 열심히 하는것. 그리고 상사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것.그게 아름답고 바람직한 회사원의 자세이다.


세상은 정글과도 같고 적자 생존의 장이라서, 무능력한 사람은 짤려서 빈곤하게 살아야하며, 시키는 일만 죽어라고 수행하는 사람들만이 회사에 남아서 회사를 발전시켜야한다. 그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길이며, 축복받은 길이며, 남들에게 사랑받는 길이며 행복해지는 길이다. 그리고 "나는 할수있다."를 외치는 길이다.


집어쳐라 이 XXX같은 인간아.


월급 몇푼에 목을 메고 살면서 몸 파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내 말만 잘들으면 그게 아름다운 삶을 사는거야.."라는 쓰레기같은 세뇌따위 할 생각 말아라.


적자생존? 시키는 대로 찍소리도 하지 않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것만 죽도록 하다가 쓸모가 없어져버리면 도태되는 현실을 왜곡하지 말아라.


자신이 하는 일이 지시 받은일이라고 하더라도.
그 일을 왜 하는지? 무슨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지 못하고 무작정하는 사람이야 말로 불쌍하고 위험한 사람이다. 죽도록 그렇게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해봐라. 어느 순간엔가 바보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게다.


그런 여타의 것들을 가린채, 그저 '아름다운 삶'운운하면서 무조건 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사상을 독자의 머릿속에 주입하려는 저자의 생각은 너무나 가증스럽다.




우리가 제공하는 건 전문성과 노동력이지, 노예근성이 아니다



제아무리 신자유주의의 알수없는 '경쟁력'에 쫓기어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의 월급은 줄어들고, 그들을 해고하고 빈곤으로 내몬 최고 경영자들의 월급은 몇배로 뛰어오르는 세상이지만.. 이런 책이 빛을 발하는 건 안될 일이다.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해라?"


조금만 더 인생에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의문을 제기 할 수는 없는걸까..? 그래야만 하는게 아닐까?


나는 감히 말한다.
'가르시아장군에게 보내는편지' 이 책은 한마디로 '쓰레기'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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