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도서관 거리의 왼쪽 끝
판교도서관 인근에는 유명한 식당들이 많이 있습니다.
카페, 파스타집, 횟집 등등 각기 자신만의 색을 지닌 식당들이 손님들을 이끕니다.
그런데 그런 판교 도서관 일대의 왼쪽 끝에 훌륭한 '맥주 공장'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헤이스탁 HayStack 입니다.
판교 헤이스탁, 왜 ‘맥주공장’이라 불릴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반짝이는 대형 스테인리스 발효 탱크입니다. 보통 수제맥주집에서는 장식처럼 보이던 설비가, 이곳에서는 공간의 주인공입니다. 유리 너머로 실제 양조가 이루어지고, 그 맥주가 그대로 테이블 위로 올라옵니다.
지하에 내려가도 맥주 컨테이너들이 가득합니다.
눈으로 먼저 즐기는 맥주 공간
헤이스탁의 가장 큰 특징은 맥주를 숨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양조 설비를 가리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지금 내가 마시는 이 한 잔이 어디서 왔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메뉴판에 이 집의 정체성이 보입니다
헤이스탁 메뉴판에는 화려한 마케팅 문구가 없습니다. 대신 맥주 스타일, 알코올 도수(ABV), 간단하지만 정확한 맛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마치 안내자료를 읽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수제맥주는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있는데, 이 메뉴는 조금은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
대표 맥주 스타일
- Amber Ale – 카라멜 몰트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단맛, 첫 잔으로 좋음
- Kölsch Style Ale – 깔끔하고 청량, 라거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IPA / Hazy IPA – 홉의 향은 풍부하지만 과하게 공격적이지 않음
- Peach Ale – 복숭아 향이 과하지 않아 데이트 맥주로 인기
- Robust Porter – 커피, 다크초콜릿 뉘앙스, 진하지만 부담 없음
전 맥주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집에서는 '와 맥주가 맛있다'라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맥주 공장의 안주 이야기
'맥주 공장'이라고 하시더니, 그야말로 정말 공장입니다. 안주는 외부 음식이 허용됩니다.
허용이라기보다는 사장님이 맥주말고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이십니다. 안주로 매상을 올릴 생각이 없으시더군요. 저에겐 인근 치킨집이나 뚜에이오에서 안주 배달하셔도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셨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 유명한 파스타집인 뚜에이오는 주문을 하면 뚜에이오 사장님이 배달도 해주십니다.
맥주공장이 가진 의미
맛있는 맥주에 한잔 두잔 더 주문해 맥주를 마시지만,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오히려 비싼 편이죠.
막 정신없이 마시기보다는 적게 마시고 제대로 마시는 경험이 즐거움을 주는 공간입니다.
마무리하며
헤이스탁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편안하고 캐주얼하게 맥주 그 자체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음에 판교에서 맥주가 생각난다면, 한 번쯤은 이 공장을 방문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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