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씨 저작과 카타르시스에 대한 단상.
동양학에 대한 일말의 이해와 지식도 지니지 못한 내가 가끔씩 김용옥씨의 글읽기를 갈망하는 이유는?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능력은 결여되어 있지만,가외로 손쉬이 얻을수 있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원하기 때문인듯 하다.
김용옥씨의 글에는 겸양이 없다. 그리고 막힘도 없다.
도도하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인양 글을 대담하게 써내려간다.
그러면서 진리를 깨달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을 향해서 끊임없이 한풀이를 해댄다.
육두문자는 흔히 사용되고 이 역시 거칠것이 없다.
김용옥씨의 글읽기를 통해 내가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그가 이런 글쓰기를 통해서 다른 집필가들과는 다르게 한없는 자신감 드러내고 허식의 파괴행위를 여실히보여준다는 데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이다.
하지만, 이 카타르시스는 좀 위험해 보인다.
기존 체계의 위선과 무지의소치에서 오는 아집들을 손쉽게 공격해대서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학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김용옥씨의 모습은 배설의 쾌감을 줄 수 있겠지만, '가진것이 없는자'의 공격적이고 함부로 내뱉는 언설에 기대어 즐거움을 얻어내는건 건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에는 유일한 진리는 없다'라는 단순한 진리에 비추어 볼때 언젠가는 그 역시도 또다른 아집에 빠진 학자중의 하나로 비추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기학설에 대한 개괄
이번에 읽은 독기학설(讀氣學設)이라는 책도 이미 10년도 더 지난 1990년에 집필한 글을 최근에 들어서 다시 다듬어서 내놓았던 탓인지, 김용옥씩의 10여년전의 치기가 다시 한번 생생하게 전해지는 글이었다.
대부분의 지면은 실학이라는 조선학풍의 한 지류로 평가받고 있는 혜강 최한기에 대한 재평가와 '실학'이라는 학풍의 존재자체를 부인하는 독설들로 가득차있다.
정리해보자면 '경학'을 기반으로 하여 일가를 이룬 다산 정약용과 '경학'에 그 근간을 두지 않고 '물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창출한 혜강 최한기가 어찌 같은 실학파라고 싸잡혀서 논해질수 있냐라는 논점이다.
저자가 책속에서 말했듯이, 독기학설은 혜강의 이론이 설명보다는 혜강의 인물, 살림살이 등등에 간략한 소개만을 싣고 있어 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나로하여금 혜강에 대한 이야기를 추후에라도 다시 읽어보고 싶다라는 여운을 남겨준점을 뒤돌아 보면 소개서로서의 역할은 훌륭하게 해내듯 하다.
- .淳. <근데... 읽고 나서 나에게 남은 건 좀 없다. (2004.0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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